종이 울릴 때마다 아이가 어미를 부르는 듯한 소리가 나서 그런 이름을 붙였다는 것인데, 극히 최근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종의 성분을 조사해보니 사람 뼈에 있는 인의 성분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이런 소문이 났을까요? 그것은 아마도 이 종을 만드는 일이 너무 힘든 나머지 생겨난 설화가 아닐까 합니다.
이 종을 만들 때 힘든 일이 많았겠지만, 엄청난 양의
주물이 필요한 것부터가 그랬을 겁니다. 그리고 이 많은 양의 주물을 한꺼번에 넣어야 하는데 이때 유의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기포가 가능한 한 생기지 않게 부어서 식히는 일이 그것인데, 기포가 많으면 종이 깨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종이라는 것은 하루도 쉬지 않고 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깨지기 쉽습니다. 종 만드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시의 크레믈 궁 안에 보관되어 있는 종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종은 200톤이나 되는 것으로 세계에서 제일 큰 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작과정에 물이 들어가 한 번 쳐보지도 못하고 그냥 깨져서 지금은 그렇게 깨진 채로 전시해놓고 있더군요.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그 유명한
자유의 종도 깨친 채로 전시되어 있지 않습니까? 이에 비해 우리의 에밀레종은 1,200년 이상을 끄떡없이 견뎠습니다. 도대체 당시 신라의 기술은 얼마나 좋았기에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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