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활자의 구별 포인트 1- 글자체 을해자병용 한글활자와 무신자병용 한글활자는 활자의 모양, 글자체 등에서 서로 다르다. 한글 글자체의 자음과 모음의 배치방식은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랐는데, 을해자병용 한글활자에는 조선 전기 한글 글자체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 또는 자음, 모음, 자음이 합해져 글자를 이루는 구조이다. 또 한자와 마찬가지로 정사각형 틀 안에 자음과 모음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형태로 글자가 구성되어 있다. 한글이 만들어진 초기에는 초성, 중성, 종성으로 구성된 한글의 구성원리를 살리는 쪽에 비중을 두어, 네모난 공간을 상하좌우로 나누어 초성, 중성, 종성을 기계적으로 배분하였다. 이를 ‘음운체계에 따른 공간배분’으로 말하기도 한다. 이 경우 특히 받침인 종성이 지나치게 커서 글자의 자모음의 배치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이런 배치는 후기로 갈수록 변형되었다. 즉 초성, 중성, 종성이 정사각형 공간에서 적절한 조화를 이루도록 배치한 것이다. 이를 ‘조형체계에 따른 공간배분’으로 말하기도 한다.
정사각형 틀안에 활자를 놓고 볼 때 한글 글자체는 후기로 가면서 자음이 모음보다 상대적으로 작아졌고, 윗선을 기준으로 점점 내려가며, 모음은 크게 두 가지 양상으로 나뉜다. ‘ㅏ ㅓ ㅣ’와 같은 모음은 후기로 가면서 자음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자음과의 거리는 멀어지는 반면, ‘ㅗ ㅜ ㅡ’와 같은 모음은 초기와 비슷한 크기와 위치를 보인다.
[능엄경언해]에 인쇄된 한글은 네모난 공간을 상하좌우로 나누어 초성, 중성, 종성을 기계적으로 배분한 음운체계에 따른 공간분배 원리를 따른 글자체이다. 반면 무신자병용 한글활자의 글자체는 조형적 체계에 따른 공간배분을 고려하여 자음과 모음이 배치되어 있으며, 자음의 크기가 을해자병용 한글활자에 비해 작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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